새 시즌 약체 평가를 받았던 부천 하나은행이 여자프로농구 WKBL 정규리그 1라운드를 공동 1위로 마치는 반전을 써냈다. 일본 출신 아시아쿼터 선수 이이지마 사키가 리그 2년차를 맞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하나은행은 2025-2026 WKBL 정규리그 1라운드를 마친 4일 기준 4승 1패를 거둬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후보로 지목된 청주 KB(4승 1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초반 1위 경쟁을 불을 지폈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4~6위 하위권만 맴돌던 하나은행의 상위권 도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지난 6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이이지마를 지명했다. 이이지마는 믿을 만한 득점원으로 부상했다. 평균 19.2득점(리그 2위)에 3점슛 2.8개(1위)의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리바운드 7.4개(7위)로 팀 살림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이지마는 지난 시즌 창단 첫 우승을 이룬 부산 BNK의 일원이었다. 일본 실업·프로 농구에 몸담았던 그는 은퇴를 고려하던 참에 WKBL의 아시아쿼터제 도입 소식을 듣고 무대를 옮겼다. 지난 시즌엔 빼어난 수비로 주목받았으나, 리그 2년차를 맞아 적극적인 공격까지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외곽 공격에 두루 능한 이이지마가 기본 득점을 책임지면서 팀 전체 밸런스가 잡힌 모양새다. 센터 진안이 12.4점 7리바운드, 가드 박소희가 10.4점 3어시스트로 활약 중인 가운데 정신적 지주인 ‘맏언니’ 김정은도 힘을 보태고 있다.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통산 득점 1위의 김정은은 평균 17분여를 뛰는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심플한 농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던 이상범 신임 감독의 농구 철학은 기록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나은행은 팀 최다 득점(66.2점)과 최소 실점(58.2점), 2점 성공률(45.5%), 3점 성공률(31.6%) 등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올라 있다. 팀 리바운드(44.4개)는 리그에서 가장 많다. 잘 넣고 잘 막는 기본에 충실한 농구로 팀 체질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