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 억류 한인 문제가 언급되며 이들에 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최소 6명의 한국인이 억류돼 있으며 이 중 3명은 인도적 지원과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하다 붙잡힌 선교사들이다.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국교회는 지난 10여년간 이들을 위한 기도와 구명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3년 평양에서 체포된 김정욱(62) 선교사는 올해로 억류 12년째를 맞았다. 2007년부터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쉼터와 국수 공장을 운영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온 그는 국가전복음모죄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체포된 김국기 목사와 최춘길 선교사도 11년째 소식이 끊긴 상태다. 두 사람 모두 북·중 접경 지역에서 꽃제비와 탈북민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며 인도적 지원에 힘쓰다 북한 당국에 붙잡혔고, 2015년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3명은 탈북민(고현철 김원호 함진우)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는 북한 억류 선교사들을 위한 기도를 지속해왔다. 에스더기도운동, 기독교 통일 NGO 평화한국, 한국순교자의소리 등 교계 통일·선교단체들은 온·오프라인 기도회를 통해 억류된 이들의 송환과 북한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또 한국교회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들 선교사의 즉시 석방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 임의구금 실무그룹(WGAD)이 북한 억류자 관련 의견서를 채택하는 등 국제적 차원의 구명 활동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28일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에서는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는 “미국 백악관·국무부와의 협력으로 이 문제가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공식 반영됐고, 최근 WEA 제네바 본부의 후속 조치로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UPR) 안건에 채택됐다”고 밝혔다.
강대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은 “캐나다 정부가 2017년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임현수 목사를 송환하기 위해 사전 대화를 거쳐 비행기 두 대까지 보낼 정도로 정성을 보였다”며 “우리 정부도 한국인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교회와 선교계도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