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한 모텔에서 중학생을 포함한 3명이 숨진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가 사전에 흉기를 구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이 ‘계획된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4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흉기를 휘두른 뒤 투신하면서 숨진 A씨는 전날 오후 2시43분쯤 사건이 벌어진 창원 마산회원구 모텔 인근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흉기 구입 후 곧장 사건이 벌어진 모텔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중학생 B양과 C양, 중학생 D군과 E군은 함께 모여 놀고 있었다. 그러던 중 B양이 A씨의 연락을 받고 친구 C양과 함께 모텔로 갔다. A씨와 B, C양은 이전에 SNS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돼 함께 논 적이 있는 사이다.
당초 사건 현장인 모텔에는 A씨와 B양, 그리고 이후 합류한 D·E군 등 4명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 조사가 이어지면서 C양은 B양과 처음부터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C양은 오후 4시24분쯤 모텔 입구에서 A씨를 만나 함께 객실로 올라갔다.
이후 A씨가 휘두른 흉기에 B양과 D군이 숨지고 범행 후 모텔밖으로 투신한 A씨도 숨졌다.
경찰은 A씨의 흉기에 찔린 D·E군이 모텔에 들어간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 모텔은 정문에는 폐쇄회로(CC)TV가 있지만 D·E군이 들어간 후문에는 CCTV가 없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사건 당시 B양은 112에 전화해 구체적 내용을 신고하지는 않고 범행현장의 상황이 수화기 너머로 들리도록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고함소리와 B양의 “하지 마”라는 소리로 긴급상황임을 안 경찰이 창원소방본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한 당시 A씨는 모텔 건물 앞에 추락한 상태였다. 모텔로 들어서자 화장실 내부에서 B양과 D·E군이 흉기에 찔린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 4명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씨와 B양, D군이 숨지고 E군은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C양은 약 2주 전 SNS 오픈채팅방으로 알게 된 이후 A씨가 B양에게 호감을 보이며 계속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범행경위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체 부검, 휴대전화 포렌식, cctv 추가분석, 관련자 조사 등 범행 동기를 규명할 예정이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