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최순실(최서원)씨와 김건희 여사에 빗대며 “감시받지 않는 권력에 도취되었던 비선실세들이 정권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문진석 의원과 김남국 비서관 간 오고 간 텔레그램 메시지는 이재명정부 인사가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중앙대 출신 인사를, 중앙대 출신 문진석 의원이, 중앙대 출신 김남국 비서관에게, 부적절한 경로로 중앙대 출신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자체가 이 정권의 인사가 얼마나 카르텔화되어 진행되는지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문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김 비서관에게 모 인사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직으로 추천했다. 이에 김 비서관은 “훈식이형이랑 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특히 문 의원이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쓴 대목을 두고 “공식 채널로 가면 반대당할 것을 알면서 그들만의 중앙대 라인 우회로를 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청탁한 그 자리는 완성차 업체들이 회원사로 들어와 있는 권위 있는 자리다.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등 5개 완성차 업체가 참여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자리”라며 “그런데 청탁받은 인사는 잠시 해당 협회에서 대관업무로 추정되는 본부장직을 맡은 것 외에 자동차 산업과의 관계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관행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실은 해당 협회에 대한 인사추천권이나 지명권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김현지 부속실장의 이름이 엉뚱한 곳에서 등장했다는 것”이라며 “김 부속실장이 국정에 광범위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았을 때, 총무비서관의 지위에서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해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자리를 옮겨 질문은 받지 않고, 그보다 더 큰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김 부속실장을 과거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최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와 비교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이 감시받지 않는 권력이고, 그 권력에 도취되었던 비선실세들은 정권을 무너뜨렸다”며 “바로 최순실과 김건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에도 감시받지 않는 권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뇌리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가고 있다”며 “특별감찰관을 두시라. 대통령이 불편해하고 김현지 부속실장이 두려워할 만한 인물로 특별감찰관을 지명하시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 인사가 김 부속실장이 레드팀 역할을 한다고 방송에서 옹호하고 다니는데, 기가 차다”며 “김현지가 레드팀이 아니라 김현지 같은 사람을 잡아내는 것이 레드팀”이라고 비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