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열며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4일 수영구생활문화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부산이 마침내 역대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을 넘어섰다”며 “이제는 2028년 500만 시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301만916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공식 통계 도입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245만1057명)보다 23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박 시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요원해 보였던 기록이었지만 시민 여러분의 환대와 업계의 노력이 쌓이며 뜻깊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대만 56만4496명 ▲중국 48만369명 ▲일본 43만617명 ▲미국 20만9468명 ▲필리핀 14만651명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대만·중국·베트남·인도·필리핀 등 8개 국가에서 20퍼센트 이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시장은 “부산이 특정 국가 의존형 도시가 아니라 다양한 시장에서 ‘목적지’로 선택받는 도시가 됐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는 부산만의 유니크한 콘텐츠가 자리한다. 영화·공연·음악·미식을 결합한 ‘페스티벌 시월’, 도심 교량을 자전거로 넘는 ‘세븐브릿지 투어’, 글로벌 음악 팬들의 성지가 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등이 관광객 유입을 견인했다. 여기에 사계절 해양레저, 디지털 유목민을 위한 ‘부산형 워케이션’, ‘나이트 뮤직 캠크닉’과 ‘나이트 마켓’ 등 야간관광 콘텐츠 확장도 힘을 더했다.
소비 증가도 두드러졌다. 올해 10월까지 외국인 관광객 지출액은 8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퍼센트 증가했다. 전국 최고 증가율이다. 박 시장은 “단순히 방문하는 관광객이 아니라 소비력 있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점이 부산 관광의 질적 변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부산시는 ‘2028년 외국인 관광객 500만명’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시는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 도약’을 비전으로 ▲관광도시 브랜딩 ▲관광 경쟁력 강화 ▲관광 영역 확장 ▲체험 콘텐츠 확대 ▲고부가가치 목적 관광 육성 등 5대 전략과 15대 중점 과제를 추진한다.
세부적으로는 김해공항 중장거리 노선 확대,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비짓부산 고도화 등 인프라 확충이 포함됐다. 또 부산·경남·울산을 잇는 초광역 관광권 조성, 잠재시장 맞춤형 해외 마케팅, 미쉐린가이드 확대,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유치 등 관광 권역 및 콘텐츠 확장도 병행한다.
부산형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을 지역 상생형 모델로 정착시키고, 낙동강 국가정원 지정과 금정산 연계 관광을 통해 생태·등산 콘텐츠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부산을 찾았던 외국인 관광객의 84.8퍼센트가 ‘다시 오고 싶다’고 답했다”며 “재미있는 도시가 승리한다는 확신으로 부산의 매력을 세계에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500만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며 “관광의 성과가 시민 삶의 질과 자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