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월 미군의 예멘 후티 반군 타격 당시 민간 채팅앱으로 작전 정보를 공유한 것은 보안 규정 위반이라고 국방부가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 의심 선박 ‘2차 공격’ 논란에도 휘말리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국방부 감찰관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헤그세스가 예멘에 대한 미군 공급 계획을 채팅앱에서 논의한 행위가 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5일 헤그세스는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시그널’ 메신저를 통해 후티 공격 정보를 사전에 공유했다는 ‘시그널게이트’에 연루됐다. 해당 사건은 메신저 채팅방에 기자를 잘못 초대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사건 이후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실상 경질되기도 했다.
헤그세스는 해당 사안에 대한 감찰관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고, 서면 진술만 제출하는 등 불성실하게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관실은 헤그세스가 다른 시그널 채팅창에서 부인과 형제, 개인 변호사들과 민감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유한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미 연방 의회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헤그세스의 카리브해 마약 밀수 의심 선박 ‘2차 공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헤그세스는 지난 9월 마약 운반 의심 선박 공습을 명령한 뒤, 저항이 불가능한 이들까지 “모두 죽이라”며 ‘2차 공격’을 명령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의회가 해당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개최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하며 “헤그세스에 대한 공화당 내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그에 대한 신뢰를 공개적으로 의문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비역 소령 출신인 헤그세스는 폭스뉴스 진행자로 활동하다 트럼프 2기 첫 국방장관으로 지명됐다. 각종 성 비위 의혹과 음주 문제 등으로 논란에 휘말린 끝에 가까스로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