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소상공인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쿠팡 입점 업체 4분의 3이 소상공인인 만큼 ‘탈팡(쿠팡 탈퇴)’ 흐름이 거세지면 어려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을 주요 판로로 삼아온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도 현실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한 소상공인은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우리 온라인 매출의 70%가 쿠팡에서 발생하는데, 개인정보 유출 여파 이후 주문이 30% 줄었다. 이번 사태는 입점 판매자 생계에도 직격탄”이라고 비했다.
다른 소상공인은 “매출 90%가 쿠팡에서 이뤄지는데, 갑자기 뚝 끊겼다. 다른 쇼핑몰로 전략을 바꿔야겠다”고 호소했다. 하루 이틀치 광고비가 소진되지 않을 만큼 조회수가 크게 떨어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번 사태 이후 온오프라인에선 쿠팡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계정을 삭제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로그인 시도를 비롯해 해외 결제 승인 알림, 스미싱 문자 수신 등 2차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하면 쿠팡 플랫폼이 주요 생계 기반인 소상공인들이 입는 타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과 거래하는 소상공인 파트너는 2023년 기준 약 23만명이고, 소상공인의 거래금액은 약 12조원이었다. 쿠팡 ‘2025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입점 판매자 가운데 중소상공인 비중은 75% 수준이다.
쿠팡에 식료품을 판매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조금 주춤하는 것 같긴 하다”면서 “쿠팡이 아니어도 팔 곳(플랫폼)은 많지만, 쿠팡에서 매출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쿠팡에서 고객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어 입점 소상공인들은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쿠팡 측은 이번 사태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