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45년 만에 선포된 지난해 12·3 비상계엄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정훈 목사)가 3일 “지난 1년의 기억을 통해 더욱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가며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이 땅 가운데 충만히 드러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은 이날 정훈 총회장 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비상 상황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는 결코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지난 1년의 경험은 민주적 절차와 법치주의가 국가 운영의 기본 원리임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는 언제나 인간 존엄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며 “총회는 여·야 정치권과 사법부가 계엄 이후의 진행 과정을 특정 진영의 이해가 아닌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한 방향으로 처리하길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예장통합은 또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며 화해를 이루는 교회의 사명을 천명했다. 이들 단체는 “계엄 전후로 발생한 갈등과 분열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면서 “교회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죄와 배제가 아닌 경청·중재·공감의 자세를 가지고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 사역을 본받아 우리 교회는 평화의 길을 열어갈 것이며, 우리 총회와 한국교회는 향후에도 정의와 평화, 화해와 공존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