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첫 재사용로켓 실패…‘지상 추락 후 폭발’

입력 2025-12-03 18:00
중국의 첫 재사용 로켓인 주췌-3호의 1단 발사체가 3일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다. 웨이보

중국의 첫 재사용 로켓인 주췌-3호가 3일 정오(현지시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됐지만, 1단 추진체 회수에 실패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상업용 우주 발사체 공급업체 랜드스페이스가 설계한 주췌-3호의 1단 추진체가 지구 저궤도에 도달한 후 회수 장소로 복귀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추락했다. 주췌-3호는 총길이 66.1m, 이륙 중량 570t이고 1단 추진체 직경은 4.5m다.

재사용 로켓의 1단 추진체는 대기권 재진입 후 남은 연료로 역추진 엔진을 재점화해 목표 지점에 착륙한 뒤 재사용된다. 주췌-3호의 1단 추진체는 최소 20회 이상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중국의 첫 재사용 로켓인 주췌-3호가 3일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웨이보

랜드스페이스는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1단 추진체 착륙 과정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며 “회수 목표 지점에 연착륙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원인은 추가 조사 중”이라며 “발사, 1단 및 2단 추진체 분리, 2단 엔진 정지 및 재가동 등 다른 임무는 모두 완료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로켓 1단 추진체 회수라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주췌-3호 로켓의 시험, 발사, 비행의 전 과정에 대한 계획의 정확성과 합리성을 검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첫 재사용 로켓인 주췌-3호가 3일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웨이보

우주발사체는 지상에서 발사해 대기권을 돌파하는 1단 추진체와 탑재 우주선 및 인공위성을 목표 궤도까지 보내는 2∼3단 추진체로 나뉜다. 로켓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면 발사 직후 분리되는 1단 추진체를 회수해 소모품은 교체하고 엔진과 연료 탱크 등의 비싼 장비들을 재사용해 발사 비용과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지구 궤도급 로켓 재사용 기술은 현재 미국만 확보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사는 2017년 재사용 로켓 ‘팰컨 9’의 1단 추진체 회수에 성공했다. ‘팰컨 9’은 재사용 기술을 통해 1㎏의 화물을 우주로 보내는 비용을 2000~3000달러(약 293~440만원) 수준까지 낮췄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도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높이 98m의 대형 재사용 로켓 ‘뉴 글렌’의 발사와 1단 추진체 회수에 성공했다.

항공우주 기술에서 미국을 추격하는 중국은 로켓 재사용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CMP는 주췌-3호의 1단 추진체 회수는 실패했지만, 다른 재사용로켓인 민간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 파이오니어의 톈룡-3호와 국가 소유 창정-12A호가 연내 발사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