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책임론’ 들끓는데…박대준 “올해 국내서 만난 적 없어”

입력 2025-12-03 17:18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에서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두문불출 중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쿠팡을 창업한 김 의장은 유출 사고 발생 이후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출석해 “(김 의장을) 올해 국내에서 만난 적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김 의장의) 귀국 여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이어 ‘김 의장이 국내에 아예 한 번도 들어오지 않냐’ ‘1년 중 일주일도 오지 않냐’ 고 묻자 “그것까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 의장이 왜 국내에 오지 않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국 사업은 제가 대표로 책임지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김범석 쿠팡 의장. 쿠팡 제공

미국 국적의 김 의장은 2021년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당일 한국 쿠팡 법인의 이사회 의장과 등기 이사직을 내려놨다. 그러나 쿠팡 Inc 의결권을 73.7% 보유해 한국 쿠팡에도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 중이다. 쿠팡 Inc는 한국 쿠팡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한국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입장 표명이나 국회 출석 등을 회피해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쿠팡 경영진은 5개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김 의장은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에 모두 불참했다.

김 의장의 책임 회피가 계속되자 정무위는 김 의장의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범석 의장 고발 의결을 했으면 좋겠다”며 “국적이 미국이고 쿠팡 Inc가 미국에 상장했다는 이유로 해서 전혀 지금 국회의 부름, 국민의 부름에도 답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도 “김 의장에게 정무위 참석을 요청했으나 불참했다”며 “위원장으로서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