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양관광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초대형 프리미엄 유람선이 본격 운항을 시작했다.
팬스타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고품격 연안 유람선 ‘그레이스호’를 신규 취항하고 상업 운항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그레이스호는 총톤수 2582t, 길이 83.5m, 폭 20.2m로 기존 국내 연안 유람선(200~800t급)보다 3~10배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20년 호주 오스탈(Austal)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80m급 트라이마란(삼동선) 타입 고속선으로, 높은 안정성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춘 점이 강점이다.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과 수중 날개 적용으로 흔들림을 크게 줄여 승객이 운항 중에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배리어 프리 설계를 도입해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객도 편리하게 승선할 수 있다. 첨단 야간투시장비인 나이트비전도 탑재해 어두운 해역에서도 안전 운항이 가능하다.
팬스타그룹은 중구 중앙동 연안여객터미널을 기점으로 부산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오륙도와 절경 포인트를 감상하는 ‘부산동해연안크루즈’, 일몰과 만찬을 즐기는 ‘선셋 디너크루즈’, 야경·공연·불꽃쇼를 더한 ‘불꽃크루즈’ 등을 순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연안여객터미널~오륙도 구간을 우선 운항하고, 향후 광안대교·해운대 등으로 노선을 확대한다.
부산 대표 먹거리도 선상에서 즐길 수 있다. 동해연안크루즈에서는 1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을 대상으로 돼지국밥·장어구이·어묵떡볶이·씨앗호떡 등 부산 로컬 메뉴로 구성한 ‘부산 미식세트’를 예약 판매한다. 선셋 디너크루즈와 불꽃크루즈에서는 모든 승객에게 세미 뷔페가 제공된다. 팬스타그룹은 향후 프라이빗 파티, 기업 행사, 문화공연 등 테마형 프로그램도 도입해 ‘바다 위 복합 해양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레이스호 취항은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 활성화에도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12월 제주 노선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한 뒤 장기간 비어 있던 터미널 일대에 다시 유동 인구와 관광 수요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그레이스호 취항은 부산 바다에 프리미엄급 해양 관광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부산에 오면 꼭 경험해야 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