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올해 들어 17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2003년(19명)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주 이틀에 걸쳐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싱가포르인 2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이에 대해 “지난주 사형수들은 법률에 따른 완전한 사법 절차를 보장받았으며, 싱가포르 법체계에 따라 형이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의 지속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형 집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우려는 여전하다.
유엔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사형이 범죄 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집행 중단을 요구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부터 잠정 중단됐던 사형 집행이 2022년 3월 재개된 이후 집행 건수가 급증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지난해 사형된 9명 중 8명이 마약 관련 사범이었을 정도로 마약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사형제 위헌 소송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법원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 (지난주 사형된) 남성 3명과 과거에 사형된 모든 이들이 부당하게 처형됐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사형 집행 건수는 1518건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이란이 97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도 25건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법적 또는 실질적으로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50여개국으로 추산된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