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이 2029년부터 동덕여대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고 3일 밝혔다.
학교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한 지 하루 만이다.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의 학교 점거 농성과 래커칠 시위 약 1년 만에 공학 전환 수순을 밟게 됐다.
김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공론화위 권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을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공론화 과정에서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창학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갈등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부정적 외부 이미지를 개선하며, 재학생과 구성원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공론화위 권고를 토대로 향후 구성원 설명회를 포함해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의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학내 구성원에게 이번 사안을 상세히 설명할 자리도 이달 중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번 결정에 학교 구성원 전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공학 전환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학생 총투표를 이날부터 시작한 상태다.
학교 측은 이날 한국생산성본부가 6월부터 수행한 ‘2025년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 전환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도 연다.
4일엔 학생과 교수, 직원이 참여하는 래커 제거 행사가 예정돼 있다. 학교 측이 지난달 26일부터 사설 경비업체를 동원해 본관 출입을 통제하며 교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