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계엄은 의회 폭거 맞서려던 것…하나로 못 뭉친 책임 통감”

입력 2025-12-03 10:21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앞에서 구속 영장이 기각된 추경호 의원을 마중한 뒤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은 3일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계엄 사과를 둘러싼 내홍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썼다.

장 대표는 “이제 어둠의 1년이 지나고 있다.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고 있다”며 “추경호 전 원내대표 영장 기각이 바로 그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내란몰이가 2025년 12월 3일 막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을 향해 “저들의 화살이 사법부로 향할 것이다. 더 강력한 독재를 위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짓밟는 반헌법적 악법들을 강행할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 6개월은 문자 그대로 암흑기였다. 이재명정권은 민생포기, 경제포기, 국민포기 ‘3포 정권’이자 재판무시, 사법무력, 혼용무도의 ‘3무 정권’”이라며 “정권이 국민을 짓밟고, 역사를 거스르고, 헌법의 ‘레드라인’을 넘으면, 국민과 야당이 분연히 일어나 ‘레드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보수정치를 새롭게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이기는 약속’”이라며 “’하나 된 전진’을 해야 한다. 한길만 가는 것이 아니라 옳은 길을 선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혁신의 형식화를 거부한다. 혁신은 선언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분열이 이 아니라 단결이 절실한 때”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보수정치가 외면받는 이유는 핵심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 아니다. 보수가 지켜온 진정한 가치를 시대에 맞는 언어로 국민께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올바르고 확고한 보수의 정체성을 무기로 포퓰리즘에 멍든 분배정치를 넘어서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4번 타자 없는 구단이 운동장만 넓혀서는 우승을 할 수 없다. 정체성과 신념, 그리고 애국심을 갖춘 보수정치의 4번 타자가 되겠다”며 “6개월 후, 우리는 민주당 심판과 보수 재건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