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재선들 “尹과 정치적 단절 약속…계엄 못 막아 송구”

입력 2025-12-02 17:35
국민의힘 재선 모임 '대안과 책임' 소속 이성권 의원.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12·3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과 계엄에 대한 사과를 담은 입장문을 발표할 방침이다. 입장문에는 “당시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 정치적 단절을 약속드린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재선 의원을 주축으로 한 공부 모임 ‘대안과 책임’ 소속 의원들은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동료 의원들과 공유하며 참여 의사를 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속 의원들은 각자 역할을 나눠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107명 의원 전원에게 해당 입장문을 전달했다고 한다.

재선 의원들은 입장문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반성과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약속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성취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동이었다”며 “당시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국민께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실정을 우려하고 비판하시면서도 동시에 야당인 국민의힘을 더 크게 꾸짖고 계신다”며 “우리는 불법적인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그리고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우리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리면서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거듭 계엄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정당 혁신을 세 가지 다짐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저희는 12·3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한 행위로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존중하고 당시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이를 미리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옹호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희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고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민생정당으로 당 체질을 바꾸며 재창당 수준의 정당혁신을 이루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안과 책임’ 소속 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은 지난 20일 장 대표와 면담하면서 12·3 비상계엄 반성과 사과에 대한 지도부의 전향적 메시지를 촉구했었다. 이후 이들은 장 대표 측으로부터 별다른 입장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