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금리 힌트’ 없이 블랙아웃… 인하 전망 87%

입력 2025-12-02 17:28 수정 2025-12-02 17:4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조지 슐츠와 경제 정책’을 주재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공개 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언급하지 않고 ‘블랙아웃’에 돌입했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조지 슐츠와 경제 정책’을 주재로 열린 슐츠 추모 강연 시리즈에 참석해 연설했다. 2021년 스탠퍼드 자택에서 사망한 슐츠는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다.

연준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연설 전문을 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슐츠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거나 고인의 각료 시절 경제적 성과를 평가하는 발언만 했을 뿐 기준금리를 포함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슐츠의 놀라운 유산을 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분명하게 말씀드리자면, 나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나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후의 발언에서도 통화정책 방향을 짐작한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혹은 동결의 ‘힌트’를 주지 않고 블랙아웃에 들어갔다. 연준 의장을 포함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들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례회의 전 열흘여 동안 연설이나 언론 인터뷰를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을 갖는다.

FOMC의 다음 정례회의는 오는 9~10일 열린다. 현행 3.75~4.00%인 기준금리의 0.25% 포인트 인하, 혹은 동결 여부가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포함한 FOMC 위원들에게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라고 압박하고 있다.

시장 전망은 이미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었다.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한국시간으로 2일 오후 5시 현재 0.25% 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은 87.2%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12.8%만이 동결을 예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