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먹을 때 같이 먹고 크지”… 부산 금정구의회 조준영 의원 발언 논란

입력 2025-12-02 15:09

부산 금정구의회 조준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사무 감사 자리에서 금정구 간부 공무원의 신체적 특성을 언급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노조와 직원들 사이에서 갑질 비판이 확산하자 조 의원은 뒤늦게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달 27일 금정구의회에서 열린 2025년 행정사무 감사 보충질의 과정에서 나왔다. 조 의원은 한 부서장을 향해 “어디 계십니까, 잘 안 보입니다”라고 말한 데 이어 “남들 먹을 때 같이 좀 먹고 크지 뭐했습니까”라고 신체 비하성 발언을 했다. 이 장면은 구의원 5명과 간부 공무원 등 20여명이 지켜보는 회의장에서 이루어졌고, 내부 중계 시스템을 통해 약 800명의 직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노조 금정구지부는 즉각 문제를 제기하며 게시판을 통해 발언 내용을 공유했다. 직원들은 게시판 댓글을 통해 “정책 감시 자리가 모욕의 무대로 변했다” “공무원 전체를 비하한 것과 다름없다” “공적 자리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언행”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는 “방송을 듣다 귀를 의심했다” “당사자와 함께 일하는 직원 모두가 모욕감을 느꼈다”고 적었다.

행정사무 감사 기간 조 의원의 고압적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조 게시판에는 “답변을 끊고 고성을 지르는 일이 반복됐다” “정책 감사보다 공무원에게 압박을 주는 모습”이라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감사 마지막 날에는 금정구 공무원노조가 의회 입구에서 ‘감정적 감사 지양·정책감사 요구’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지난달 29일 노조 게시판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공적 회의에서 개인의 신체를 언급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었다”며 “A 과장과 가족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상호 존중의 관계를 유지해야 함에도 품위와 신중함을 잃었다”며 “언행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해당 간부 공무원은 “즉각 대응할 경우 부서나 타 부서에 부담이 될까, 우려돼 발언 당시에는 대응을 자제했다”면서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모욕죄 등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구의회 관계자는 “사안의 경위를 파악 중이며 필요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조 의원의 윤리위 회부 여부와 의회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