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의 이동경이 올해 프로축구 K리그1을 빛낸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역대 최저 순위 팀 출신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K리그1·2 챔피언인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주요상과 베스트11을 싹쓸이하며 우승 잔치를 벌였다.
이동경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생애 처음으로 MVP에 뽑혔다. 이동경은 감독 5표, 주장 8표, 미디어 71표 등 환산점수 53.6점을 받아 우승팀 전북 현대 ‘캡틴’ 박진섭(35.71점)과 득점왕 수원FC 싸박(10.6점)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이동경은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천 상무와 울산에서 36경기 13골 1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선두에 올랐다. 슈팅 115회, 키패스 71회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도 1위를 휩쓸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 자원이자 피니셔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베스트11 공격수와 아디다스 포인트 대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이동경은 “그동안 운이 없다고 생각한 날들이 다 잊혀질 만큼 기쁘다”며 “축구를 시작하면서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정말 열심히 왔다. 잠깐 숨을 고른 후 더 높은 곳을 향해 겸손하고 성실하게 올라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꿈이자 목표인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신중하게 선택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감독상의 영예는 취임 첫 해에 전북의 사상 첫 ‘라데시마(10회 우승)’를 이끈 거스 포옛 감독에게 돌아갔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던 전북은 올 시즌 22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베스트11에서도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했다. 골키퍼 송범근과 중앙 수비수 홍정호가 이름을 올렸다. 박진섭, 김진규, 송민규, 강상윤 등 미드필더 네 자리도 모두 전북의 몫으로 돌아갔다.
K리그2에서도 한 시즌 만에 1부 승격을 이뤄낸 인천 유나이티드가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윤정환 감독은 K리그1·2 감독상을 모두 받은 첫 지도자가 됐다. 지난 시즌 강원의 K리그1 준우승을 이끌며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 시즌 연속 영예를 안았다. 윤 감독은 “인천이 우승할 때 처음으로 어머니가 경기장을 찾아 사진도 찍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봤다”며 “팬들의 ‘정신 차려’ 이 말 한마디가 저희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마무리 능력으로 인천의 우승을 이끈 제르소는 K리그2 MVP를 차지했다. 영플레이어상은 2003년생 신성 인천의 박승호가 몰표를 받았다. 베스트11에는 골키퍼 민성준을 비롯해 수비수 이주용 김건희, 미드필더 제르소 이명주, 득점왕 무고사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