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게임 ‘서브노티카(Subnautica)’ 시리즈 개발사 언노운월즈의 공동 창업자 찰리 클리블랜드 전 대표가 한국을 조롱하는 내용의 내부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모회사인 크래프톤과 얽힌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성과급(Earn-out) 분쟁이 문화·인종 갈등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법원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전 대표는 사내 ‘소송 전략 메모’에서 한국을 “조 페시(Joe Pesci) 같은 나라”라고 비유하며 “감정적으로 사납고 협상 과정에서 폭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 페시는 영화 ‘좋은 친구들’ ‘카지노’ ‘나홀로 집에’ 등에서 충동적이고 난폭하며 예측 불가능한 갱스터 역할로 널리 알려진 배우다. 한국을 작고 사납고 쉽게 폭발하는 이미지로 비하한 셈이다.
또 한국인을 ‘사디스트’ ‘쓰레기’ 등에 빗대는 공격적인 표현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모는 언노운 월즈 전 경영진이 크래프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첨부 자료 형태로 공개됐다. 크래프톤은 해당 문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전 경영진이 인수 이후 회사 경영을 성실히 수행할 의지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배경에는 양측의 대규모 보너스 지급 분쟁이 있다. 크래프톤은 2021년 언노운 월즈를 약 5억 달러에 인수하며, 차기작 ‘서브노티카2’의 성과에 따라 최대 2억 5000만 달러(약 3400억원)를 추가 지급하는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서브노티카2 출시 일정이 미뤄지고 창업자 출신 경영진이 해임되자 전 경영진 측은 “크래프톤이 의도적으로 출시를 연기해 보너스 지급을 회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크래프톤은 “전 경영진이 개발 책임을 방기하고 회사 기밀까지 무단 반출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