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16년 만에 첫 삽…3178세대 단지로 재탄생

입력 2025-12-01 16:03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기공식에서 참석자들과 시삽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주택재개발사업이 사업 추진 1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백사마을은 최고 35층 3100여 세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일명 백사마을에서 기공식을 열고 백사마을의 새 출발을 알렸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도심개발로 청계천과 영등포 등에서 살던 철거민 1100여명이 불암산 자락에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옛 주소가 ‘산 104번지’라서 백사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열악한 주거환경이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재개발이 본격 추진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앞서 서울시는 2009년 5월 노후·불량 주거지를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해 백사마을 일대를 ‘중계본동 제1종지구단위계획 및 주택재개발정비구역’(총 2758가구)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획지 구분으로 입주민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됐고, 기존 지형·터·골목길 등을 유지한 계획으로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저층주거지 보존’이라는 과도한 규제도 발목을 잡았다.

사업이 다시 물꼬를 튼 건 2022년부터다. 서울시는 그해 4월부터 주민, 전문가와 150회가 넘는 소통을 통해 재개발 계획을 다시 짜기 시작했다. 이후 올 4월 재개발 정비계획안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을 주거지보존 용지에서 공동주택 용지로 전환하고,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끌어올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백사마을에는 지하 4층~지상 35층의 26개동 총 3178가구(분양 2613가구, 임대 565가구) 규모의 자연 친화형 공동주택 단지가 조성된다. 분양·임대 획지 구분이 없는 통합 개발과 ‘소셜믹스’로 해당 지역을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살게끔 통합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마을에 있던 집 1150채를 철거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올 연말까지 철거 공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2029년까지 완공해 입주를 마치는 게 서울시 목표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오 시장은 “백사마을은 오랜 세월 주민들의 삶과 애환이 켜켜이 쌓인 곳이자 서울 동북권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강북 대개조 프로젝트’의 중요한 축”이라며 “백사마을의 변화를 위해 착공부터 준공, 입주까지 모든 절차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