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예장합동 정책총회 성공 위해선 노회 역량 강화 필수

입력 2025-12-01 14:02
예장합동 총회가 지난 9월 서울 충현교회에서 110회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장봉생 목사)가 총회 역사상 처음으로 정책협의회를 열었습니다. 지난달 중순 마련한 정책협의회에서는 총회 사업을 진행하는 상비부와 위원회, 산하 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110회기 동안 진행할 정책을 발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장봉생 총회장의 공약 사업인 ‘정책 총회’의 실현을 위한 첫 단계였던 정책협의회에서 나온 안건들은 총회 정책총괄본부와 정책연구소 등을 통해 구체적 실행 방안을 수립하게 됩니다.

예장합동 총회의 정책협의회는 오랜 교단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총회 산하 부서와 위원회 등이 각각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총회를 운영해 왔습니다. 각 부서와 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장기 정책을 어떻게 수립했고 어떻게 실행하는지 알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정책총회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자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정책협의회에서 강조한 것도 소통이었습니다. 이날 장 총회장은 “각 부서와 위원회가 어떤 행사를 하는지 정보가 없어 같은 주제의 행사를 따로 하는 경우마저 있어 소모적이었다”면서 “중복을 피하기 위한 조율을 위해서라도 이런 정책협의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장합동 총회는 정책협의회를 통해 정책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총회의 미래상을 선포한 셈입니다. 총회와 교회와의 소통을 통해 교회의 필요를 채워주겠다는 점도 중요한 골자입니다.

협의회 후 총회는 전도·선교, 교육, 목회·신학, 사회, 정책, 행정, 대외협력 등 7개 분과에 대한 논의 결과를 정리해 교회에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총회는 이런 절차에 대해 ‘교회를 위한 총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총회와 교회와의 소통을 위해선 노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예장합동 총회도 오는 4일 전국 노회장을 초청해 정책총회 로드맵을 설명하고 협력 체계를 갖출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선 그동안 정책총회를 위해 진행했던 논의 결과를 보고하고 ‘총회-노회-교회’를 잇는 소통 플랫폼의 필요성도 설득할 예정입니다.

총회가 노회장 초청 설명회를 가지는 건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 노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지점이 정책총회 성공의 분수령입니다.

이미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정훈 목사)는 2000년 초반 ‘정책총회-사업노회’ 기조를 발표했습니다. 교단을 이끌 정책은 총회가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건 노회에 맡기자는 제안이었죠. 하지만 이 구상은 여러 도전 속에서 완벽하게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총회의 정책을 수행하기엔 노회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여러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예장합동 총회가 정책총회 기조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노회 역량 강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총회가 만들고 조정한 정책을 실제 교회 현장까지 닿게 하는 데 결국 노회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