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은 2023년부터 본격 출시하고 있는 공동브랜드 ‘맛뜰리:예’ 농산물 가공제품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 가운데서도 예천군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의 체계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탄생한 개포면 회룡포장수진품의 ‘40초큐브된장국’은 전통장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 농산물 가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40초큐브된장국’의 개발 배경은 회룡포장수진품 박명희 대표의 오랜 고민에서 비롯됐다.
도시에서 살다 귀농하면서 시부모의 전통장류 가업을 잇게 된 그는 장류인 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 중심의 제품군을 식용유지류 참기름·들기름 등으로 확대하며 사업의 규모를 키워왔다.
전통장을 널리 알리던 중 바쁜 직장인과 젊은 세대는 조리 과정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전통장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사실에 직면했다.
박 대표는 “된장국은 조리 과정이 번거롭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세대와 직장인들이 몸에 좋은 된장국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늘 아쉬웠고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장류를 활용한 전통된장국을 개발하고 싶어 고민하던 중 예천군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가 2021년 설립되면서 농산물가공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박 대표는 예천농산물가공협동조합 1기 조합원이자 이사로 활동하면서 2022년 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에서 진행된 ‘농식품 제품 레시피 개발’ 사업에 지원해 끓는 물만 부으면 40초만에 완성되는 ‘큐브형 된장국’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원재료는 모두 예천산 농산물을 사용하고 큐브 제조에 사용되는 된장은 직접 담근 전통된장을 그대로 활용해 깊은 맛을 살렸다. 건더기인 채소류는 동결건조 공법으로 원재료의 식감을 극대화했다.
생소한 형태의 가공품이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졌고 등산·캠핑·해외여행 등 야외활동에서도 손쉽게 끓여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에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관심을 받으면며 해외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보내지고 있다.
‘40초큐브된장국’은 2023년 11월 예천농산물축제에서 첫 선을 보이며 출시 직후부터 로컬푸드 직매장과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해 지역 대표 가공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기본맛과 얼큰맛 두 가지 버전으로 생산·판매되고 있고 소비자들로부터 맛·품질·간편성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전통 된장국을 바쁜 현대인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소비자 반응이 특히 기쁘다”며 “‘맛뜰리:예’ 공동브랜드 덕분에 신뢰도가 높아져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해 또 하나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에서 개발한 레시피를 기술이전 받아 예천산 잡곡만을 활용한 100% 국산 곡물선식 ‘꼬시다 밸런스+’를 출시한 것이다.
이 제품은 스포츠 활동 중에도 간편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휴대형 파우치 제품으로 ‘스포츠인들을 위한 에너지 보충 선식’,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마시는 건강식’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쥐눈이콩 선식을 대용량으로 판매해왔으나, 소비자들의 소포장 요구가 꾸준했고 예천의 다양한 잡곡을 더 많이 활용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꿈이 이번 개발로 실현됐다. 차가운 물에서도 잘 풀리는 곡물 공정 기술이 적용돼 언제 어디서나 바로 마시는 간편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의 성공 뒤에는 예천군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의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있었다.
신제품 개발 전문 컨설팅, 가공장비 및 HACCP 시설 사용, 자가품질검사 등 품질관리, 제품포장 디자인 전문가 교육, 상품 사진 촬영 및 라이브커머스 실습 교육 등 개발부터 생산, 유통마케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며 소규모 농식품 제조자가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다.
박 대표는 “예천군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의 도움 없이는 이 정도의 품질과 완성도로 제품을 출시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표준화된 제조공정 설정과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예천군은 2021년 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 설립 이후 2023년부터 ‘맛뜰리:예’ 공동브랜드 제품을 본격 출시하며 지역 농산물 가공산업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공동브랜드 ‘맛뜰리:예’는 HACCP시설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예천군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사용할수 있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
박 대표의 ‘40초 큐브된장국’과 ‘꼬시다 밸런스+’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전통의 맛을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맞춘 혁신과 예천군농산물가공기술지원센터의 체계적 지원이 더해지며 예천군의 농산물가공산업은 한층 더 성장하고 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