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 평화구상 협의 “생산적” 한 목소리…트럼프 “협상 성사 가능성”

입력 2025-12-01 07:32 수정 2025-12-01 09:10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헬렌데일 비치에서 만나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한 뒤 한 목소리로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23일 양측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을 두고 협상한 지 7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협상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전하며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는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는 몇 가지 작은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 부패 스캔들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팀을 이끈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앞서 회담 뒤 취재진을 만나 “생산적이었다”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문제는 민감하고 복잡하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고, 당연히 여기에 관련된 다른 당사자도 있어서 그들도 이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안에 대한 러시아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루비오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 회담의 목적은 전쟁을 끝내고 이들(우크라이나)이 독립적이고 주권 국가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만들어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국민들에게 막대한 번영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을 여는 데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루비오와 함께 한 자리에서 “현재로선 이번 회담은 생산적이고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국민과 미국 리더십에 감사한다”며 “우리의 목적은 번영하고 강한 우크라이나”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 모두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선거 일정,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영토 교환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방식과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이 2022년 침공 이후 점령한 영토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계속 요구할지 등 다른 핵심 쟁점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이 협상을 이끌어왔으나 부패 스캔들로 지난 28일 사임하면서 우메로우 서기가 이날 협상단을 대표했다. 젤렌스키는 이날 회담 뒤 엑스에 “협상이 건설적인 동력을 유지하고 모든 문제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이익 보장에 초점을 맞춰 공개적으로 논의된 점이 중요하다”며 미국에 감사를 나타냈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는 루비오 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특사,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1일 모스크바로 떠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회동에서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고 평가받은 기존 28개 조항의 평화구상을 우크라이나 입장을 반영한 19개 조항으로 간소화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