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도 사도 있다?…신사도운동, 교회 혼란 부추긴다”

입력 2025-11-28 16:46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회장 유영권 목사)는 28일 경기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 채플실에서 제4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신사도 운동’이 정통 신학과 교회 질서를 흔드는 비성경적 주장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신사도 운동은 현대에도 사도(使徒)의 직분이 존재하며 자신들을 통해 예언·기적 등 특별한 영적 권위가 부여된다고 주장하는 흐름이다.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 운동이 사도직을 항존직으로 오해하게 만들고 성령의 역사를 빙자해 교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며 “정통교회가 성도들에게 올바른 분별력을 세워주지 못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회장 유영권 목사)는 28일 경기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 채플실에서 제4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시대에도 사도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지속해서 논란이 제기돼 온 신사도 운동의 본질과 그 신학적 문제를 조명했다. 자리에는 이단·사이비 전문가를 비롯한 목회자와 신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유영권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장은 주제발표에서 “신사도 운동의 문제는 사도직이 모든 시대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정통 교회가 쌓아온 사도직 이해를 흔든다는 데 있다”며 “이 운동은 자신을 성령의 역사로 포장해 교회가 이질적 현상을 분별하지 못하게 만들고 그 결과 피해가 특정 지역을 넘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도의 자격과 범위를 성경적으로 규명하지 않으면 성도들이 신사도운동가들을 실제 사도처럼 오해해 따르는 일이 생기고, 교회가 대응을 미루는 사이 혼란과 피해가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유영권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장이 28일 경기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남규 합동신학대학원대 조직신학 교수는 ‘사도의 자격과 범위’를 발제했다. 이 교수는 “사도직의 기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부르심과 파송에 있으며 이는 어떤 공동체의 합의나 파송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는 권위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사도에게 주어진 직무는 부활하신 주님의 현현 가운데 받은 소명, 곧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으로서 성령의 특별한 인도를 따라 구약의 성취를 증언한 것”이라며 “이 직무는 그 표적과 기사에서 단회성이 결정적으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또 “사도직은 예수의 지상 사역에 동행한 열두 사도와, 그 직무와 분리되지 않은 채 이방 가운데 사역을 확장한 바울에게로 제한되기에 오늘날 항존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식 목원대 웨슬리신학대학원대 초빙교수는 ‘신사도운동의 계보와 속성’이란 주제의 발제에서 사도직 이해의 출발점을 성경의 직임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약의 선지자들이 오실 메시아를 예언한 것과 달리, 신약의 사도들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목격하고 그 사실을 증언한 이들로 규정되기 때문에 ‘사도’란 본질적으로 역사적‧단회적 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일부 단체가 사도직을 소수 지도자에게 다시 부여하려는 것을 두고 형태의 답습을 시도하려는 행위라는 것이다.

‘신사도 운동과 한국교회의 대처’를 발제한 서영국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이단대책연구소장은 “신사도 운동은 성경의 충족 종결 계시에 근거한 공교회 신앙고백과 예배·권징 질서를 교란한다”며 “한국교회는 성경적 교리교육 강화, 말씀·성례 중심 예배 회복, 직통 계시에 대한 공적 분별 확립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