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방문 첫 부처로 국정원 선택…“내란 휘말리지 않아”

입력 2025-11-28 16:22
강유정 대변인이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초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인선 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내란에 휘말리지 않고 특별감사를 통해 지난 과오를 시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정부 부처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 방문이 취임 후 처음이다.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조직 내부 반발이 제기되는 등 자정 작용이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한 행보란 해석이 제기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이종석 국정원장으로부터 정부 출범 이후 5개월간의 중요 성과와 미래 발전 방안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지탄받은 어두운 역사를 가진 국정원이지만 지난 과오를 성찰하고 혁신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국정원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국정원이 바로 서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중요한 기관”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정원이) 캄보디아 대학생 살인사건의 주범을 체포하고 스캠(사기) 범죄 해결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치하했다.

이어 “국정원이 국가 경영에 정말로 중요한 조직이지만 영향이 큰 만큼 악용되는 경우가 있어 서글프다”며 “국정원이 바로 서고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국가가 얼마나 더 나아지는지 보여달라. 새로운 각오와 큰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가 폭력 범죄의 공소시효가 곧 입법을 통해 영구 배제되는 만큼 본연의 업무에 더 엄중해져야 한다”며 “국내 마약조직 단속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해서 대한민국은 건드리면 손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철저히 단속해달라”고도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국정원은 내란 특검으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구속되는 등 역대 국정원장 16명 가운데 절반이 불법 도·감청과 댓글 공작, 내란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피해자와 민주노총 간첩단 무죄 대상자들께 사과하는 등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고 있다면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듣고 난 이후 국정원 직원들과 오찬을 겸한 환담을 했다. 또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우주안보 핵심시설인 국정원 국가우주안보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을 청취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방문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과 안보실 3차장, 안보전략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