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알리바바는 새벽 배송 넘어 1시간 내 배송”

입력 2025-11-28 16:01
“일방적 규제보다는 업계 자율성 보장해야”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쿠팡이 답하라! 노동자 잡는 야간노동, 무한속도 새벽 배송’ 집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들의 배송 서비스 경쟁이 심해지면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속속 새벽 배송을 넘어 ‘1시간 내 배송’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최근 민주노총 택배노조와 일부 정치권에서 터져 나온 새벽 배송 전면 금지 주장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조류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한국 SCM학회에 의뢰한 ‘해외 이커머스 사업 및 규제 동향 분석’ 연구용역 결과를 28일 발표하면서 “글로벌 이커머스 선도 기업들은 혁신 서비스 일환으로 야간·새벽 배송뿐 아니라 초고속 배송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아마존은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나 저녁에 배송하는 당일배송은 물론 오전 4시30분부터 8시 사이에 배송하는 야간·새벽배송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도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 9시까지 배송하고 자정 전 주문하면 익일 정오까지 배송하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부 지역에 한해 1시간 내 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신선제품 마트 허마셴셩에서도 일부 지역에 한해 24시간 새벽 배송을 하고 있다.

연구용역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나라 대비 택배 배송 종사자를 위한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 건강관리 지원 등 사회안전망 제도가 비교적 잘 마련돼 있는 편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대부분 급변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배송 종사자를 기업 소속으로 직접 고용하기보다는 건당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독립계약자 형태로 배송 서비스를 운용한다. 그러다 보니 미국 독일 중국 등에서는 독립계약자 형태의 배송 종사자가 사회보험에 자율적으로 가입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택배 배송종사자들에 대해 기업과 정부가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산재보험·고용보험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이철웅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배송 종사자 관련 제도는 일하는 방식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종사자 보호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운영하는 혼합형 구조”라며 “새벽 배송 금지 같은 일방적 규제 강화보다는 업계의 자율성 보장과 종사자 보호 사이 조화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