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실린 KAIST 큐브위성, 우주 검증 본격 착수

입력 2025-11-28 12:55
KAIST 연구진이 만든 'K-히어로' 큐브위성(오른쪽 아래)이 누리호에서 사출되고 있는 모습.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7일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보낸 큐브위성 ‘K-히어로’가 우주 검증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28일 KAIST에 따르면 K-히어로에는 최원호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반 설계기술로 개발한 150W급 초소형 ‘홀전기추력기’가 탑재됐다. 누리호에 실린 12기의 큐브위성 가운데 유일하게 홀추력기 우주 실증 임무를 수행한다.

홀추력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제논(Xe) 연료를 이온화하고 고속 분사해 추력을 얻는 고효율 전기추진 기술이다. 연비가 높고 투입 전력 대비 추력 성능이 높아 대규모 위성군부터 심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된다.

K-히어로는 27일 오전 4시쯤 미국 애리조나 SatNOGS 지상국에서 첫 비콘 신호가 확인됐다. 이후 글로벌 지상국에서 10회 이상 신호가 수신됐으며, 같은 날 정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지상국에서도 비콘 수신에 성공하면서 정상적인 궤도 안착과 초기 위성 상태의 안정성이 검증됐다. 위성 통신 안테나 4개도 성공적으로 전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양방향 교신을 통해 위성의 전력, 열 환경, 자세 안정성을 점검한 뒤 홀추력기 우주 작동 시험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시험 시에는 플라즈마 전류, 연료탱크 압력 변화, 열적 변화, 자기장 생성 특성, 작동 제어 알고리즘, 전력 공급 특성 등 핵심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60W급 초소형 홀추력기의 우주 환경 성능을 검증하게 된다.

홀추력기는 1회 작동 시 포스트잇 종이 한장을 들어올리는 힘에 해당하는 1mN(밀리뉴턴)급 추력을 1분간 발휘하는 실증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최 교수는 “이번 임무의 성공은 실험실의 기초 물리연구에서 시작된 플라즈마 전기추력기 기술이 우주 검증 단계까지 이른 뜻깊은 성과”라며 “국내 소형위성 전기추력기 상용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히어로는 KAIST가 축적해 온 우주기술 역량이 실제 우주에서 입증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초소형·소형위성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