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서 상대적으로 낙후지역으로 통했던 신월동이 변화하고 있다. 민선8기 들어 균형 발전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주거·교육·문화 전반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지난 26일 신정동 넓은들미래교육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간 불균형이 지속되면 도시 전체 성장 동력이 약화된다”며 “신월권 균형 발전에 힘을 쏟은 결과 오랜 기간 개발 제약 속에 정체됐던 신월동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서쪽에 위치한 신월동은 공항소음과 교통 부족, 고도제한이라는 삼중고로 서울 안에서도 개발이 어려운 지역 중 하나다. 총면적은 약 4.9㎢로, 구 전체 인구의 28%인 약 12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중 공항소음으로 인한 피해 대상이 4만30여 가구에 달한다. 김포공항으로 소음피해를 입는 전체 지역의 과반을 넘는 수준(51.3%)이다.
이 구청장은 “신월권의 가장 큰 문제는 공항 소음 피해”라며 “주민으로선 없어야할 하늘의 비행기 길이 있고, 있어야할 지하철이 없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양천구는 재산세 구세 감면 조치 등 자구책을 만들어 실행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양천구 구세 감면 조례’를 개정해 2023년 7월부터 공항소음대책지역 내 1세대 1주택자 주민의 재산세(구세)를 최대 60% 감면하고 있다. 환경 탓에 자산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내야할 세금이라도 줄여주자는 취지다.
이 밖에도 양천구는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도 만들어 피해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청력 정밀검사, 보청기 구입비 지원, 심리상담 서비스, 공항이용료 지원, 독자적인 공항소음 모니터링 등 실효성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월동 주민들의 숙원인 첫 지하철역 신설도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대장홍대선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함에 따라 다음 달 착공을 앞두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 지구에서 출발해 양천구 신월동을 거쳐 마포구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지하철역 없이 교통소외지역에 머물던 신월동의 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전망이다.
목동에 비해 뒤쳐졌던 교육·문화 인프라도 채우고 있다. 양천구는 남부순환로 축을 중심으로 신월평생학습센터와 신월문화예술센터, 넓은들미래교육센터 등 ‘교육·문화 인프라 3종 세트’를 완성했다.
이 구청장은 “그동안 신월권엔 이런 시설이 없어 학부모들이 목동까지 가서 ‘왜 우리 동네엔 없느냐’고 했다”며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알고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균형발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균형발전은 잘나가는 곳을 깎아 어려운 곳에 주는 게 아니라 지역별로 부족한 점을 정확히 파악해 채워가는 과정”이라며 “이런 방식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만들고 결국 서울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