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 명문은 바로 여기” 부산 금사노인대학, 배움과 사랑의 온기 전하다

입력 2025-11-27 18:43
정명운(맨 오른쪽) 부산 금사교회 목사가 27일 금사교회에서 열린 ‘겨울맞이 어르신 돕기’ 행사에 참석하는 지역 어르신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 금사노인대학(총장 정명운 목사)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나눔과 수준 높은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금사노인대학은 27일 부산 금정구 금사교회(정명운 목사)에서 ‘겨울맞이 어르신 돕기’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현희 영남농군학교장과 장상환 가산전자㈜ 회장의 후원으로 13만원 상당의 고려인삼진액 110세트(약 1500만원 상당)가 어르신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115년 역사를 가진 부산금사교회가 지역사회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명운 목사가 총장으로 이끄는 금사노인대학은 매년 사계절에 맞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금사교회는 당회원과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헌금하고 20여명이 봉사자로 나서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섬기는 효도 목회를 실천하고 있다.

금사노인대학은 27일 부산 금사교회에서 ‘겨울맞이 어르신 돕기’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앞서 참석자들이 건강 체조와 노래교실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금사노인대학의 진가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 시스템에서 드러난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진행된다. 노래와 율동, 경건회, 광고, 학과별 수업, 점심식사 그리고 한방·양방·발마사지·침술 등의 선택 활동으로 꽉 채워져 있다. 이 외에도 건강체조 서예 일본어 중국어 하모니카 노래교실 등 각 분야 전문가들에 의한 수업이 진행된다.

지난 5월 25일에는 진주 수목원, 고성 당항포 관광단지와 마산 드라마세트장으로 봄 소풍을 다녀왔다. 노년의 가장 무서운 적인 고독과 치매를 예방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봄 소풍을 다녀온 한 어르신은 “자식도 해주지 않는 호강을 교회에서 해마다 해주니 너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이 27일 부산 금사교회에서 ‘겨울맞이 어르신 돕기’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오늘 받은 홍삼선물은 자녀에게 주지 말고 어르신들이 직접 드시고 건강을 챙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금사노인대학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윤 구청장은 “금사대학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이다. 학비가 없고 골치 아픈 시험도 없으며 맛있는 식사와 선물까지 제공하고 여행도 보내준다. 입학 경쟁률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명문대학”이라며 “자녀들은 앞으로 좋은 것을 먹을 기회가 많으니 오늘 받은 홍삼선물은 자녀에게 주지 말고 어르신들이 직접 드시고 건강을 챙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사노인대학 정명운 총장이 27일 부산 금사교회에서 ‘겨울맞이 어르신 돕기’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 총장은 부산 금정구청장이 수여하는 ‘향토봉사상’을 수상할 만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정명운 목사는 “금사노인대학은 매년 어르신들을 각별하게 모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어르신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홍삼 선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2015년 부산 금정구청장이 수여하는 ‘향토봉사상’을 수상할 만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그는 이날 생일을 맞이한 어르신에게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선물을 전달했다.

금사노인대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체 학생의 약 80%가 비신자라는 점이다. 이는 교회가 종교적 색채를 강요하기보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워주는 섬김의 자세로 다가갔기에 가능했다. 금사노인대학은 불신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노인대학을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의 중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정 목사는 행사를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나 “부흥 안 된다고 말하지 마라. 노인대학이 전도의 큰 열매가 된다. 금사노인대학은 앞으로도 무료 급식, 계절별 소풍, 수련회, 심지어 해외여행 등 다양한 특별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사노인대학의 행보는 고령화 시대에 교회가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성장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전해진 홍삼 선물처럼 금사노인대학이 전하는 온기가 지역 사회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