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앞두고 가로수도 ‘색색옷’ 입었어요”

입력 2025-11-27 17:11
한 시민이 27일 서울 종로5가 인근에서 성탄 메시지를 담은 트리니팅을 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성탄의 기쁨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트리니팅(tree-knitting)이 올해도 거리를 환하게 꾸민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문화법인(이사장 김운성 목사)이 3년째 진행하고 있는 트리니팅은 올해 전국 10개 교회로 확대됐다.

트리니팅은 예수님 탄생 의미를 담은 손뜨개 작품을 교회 인근 나무에 감싸는 것으로 비기독교인도 부담 없이 성탄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돕는다. 또 나무를 추위에서 보호하는 환경보전의 의미도 있다.

27일 서울 종로5가 인근에 장식된 트리니팅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총회문화법인은 27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인근에서 제막식을 열고 가로수 40개에 설치된 트리니팅을 함께 감상했다. 제막식 이후에는 서울 시민들을 위한 뮤지컬 갈라쇼 ‘캐럴 인 서울’과 북 토크가 이어져 미리 성탄 분위기를 냈다.

2023년 서울 연동교회에서 시작된 트리니팅은 지난해 제주성안교회(류정길 목사) 광주 벧엘교회(리종빈 목사) 등 5개 교회로 확산했고 올해는 대전 주향교회(김영권 목사) 전북 이리신광교회(권오국 목사) 부산 땅끝교회(안맹환 목사) 등이 합세했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해 진행한 트리니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커 선흘중앙교회(김성학 목사) 애월교회(오병근 목사) 한림교회(김효근 목사) 등 제주 다른 교회들도 동참했다.

땅끝교회는 오는 30일 교회 인근 가로수 11그루에 뜨개옷을 입힌다. 안맹환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부산 지역에 성탄 분위기가 나지 않아 아쉽다고 생각하던 차에 트리니팅을 알게 됐다”면서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자체에 가로수 사용 허락도 받고 교회뿐 아니라 집에서도 뜨개질을 하며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안 목사는 이어 “새 뜨개옷을 만들기도 했지만 털로 된 헌 옷을 기부 받아 재활용 의미도 더했다”며 “우리 교회가 부산 트리니팅의 모범이 돼서 내년에는 다른 교회들도 함께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