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경계 사라진 날…‘장애인 e스포츠 올림픽’ 성황리 개최

입력 2025-11-27 12:56
에이블경기도장애인e스포츠협회(회장 주이삭)는 최근 경기도 과천교회(주현신 목사)에서 ‘2025 AEG 장애인 e스포츠 올림픽 게임즈’를 개최했다. 협회 제공

몸이 조금 불편해도 손끝에 닿은 컨트롤러가 켜지는 순간 장애의 경계는 사라졌다. 볼링공을 굴리고, 라켓을 흔들었다. 화면 속 캐릭터가 뛰어오르는 동안 선수들은 서로의 한계를 넘어 같은 무대 위에서 마음껏 웃고 환호했다. ‘2025 AEG 장애인 e스포츠 올림픽 게임즈’가 만든 광경이었다.

에이블경기도장애인e스포츠협회(회장 주이삭)는 최근 경기도 과천교회(주현신 목사)에서 장애인 e스포츠 올림픽 대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수도권 15개 장애인 기관 선수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뛰고 응원하는 통합형 e스포츠 축제로 진행됐다. 장애인 접근성이 높은 닌텐도 스위치(볼링·테니스) 기반 종목을 중심으로 구성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에이블경기도장애인e스포츠협회(회장 주이삭)는 최근 경기도 과천교회(주현신 목사)에서 ‘2025 AEG 장애인 e스포츠 올림픽 게임즈’를 개최했다. 협회 제공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완전한 통합형 스포츠 축제’로 운영됐다. 과천교회, 하늘행복나눔재단, 수아이엔에스, 우리은행 과천금융센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등 교회와 기관 등이 후원에 참여하며 지역과 민간이 함께 만드는 공공협력 모델도 구현됐다.

치열한 경쟁 끝에 닌텐도 스위치 볼링과 테니스 부문에 김창환(경기도장애인부모연대 안양지회·안양엘리트) 강우리 선수(희망터장애인사회적협동조합·희망트윈스) 선수가 각각 우승했다. 국회의원상은 하늘행복나눔재단(대표 이정달 장로)가 수상했다.

주이삭 회장은 “올해 대회는 승패보다 ‘함께 있음’이 더 빛난 자리였다”며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 속에서 e스포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장애인이 e스포츠를 통해 성장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해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협회 회장단(장현·함동훈·양종희 부회장)은 “이번 대회는 경기장을 넘어 지역과 사회를 연결하는 출발점”이라며 장애인 e스포츠의 저변을 전국과 아시아권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장애인 e스포츠의 전문성·지속성·대중성을 강화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했다. 전국 단위 장애인 e스포츠 리그·대회·캠프 정례화, 기관 방문형 e스포츠 클래스 및 전문 지도자 양성, 기업 연계 디지털 직무·콘텐츠 직업훈련 모델 개발, 기관별 동아리·선수단 육성 시스템 구축, 국내 및 아시아권 국제 교류전 추진 등이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