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크리스마스 주인공” 아이돌 MZ 팬덤입은 예수 그리스도

입력 2025-11-27 11:40
외국인 참가자들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예수님 생일카페 행사에서 예수님 실사 등신대(패널)와 사진을 찍으며 생일 축하 파티를 즐기고 있다. CCC제공

성탄절을 앞두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이돌 스타처럼 ‘덕질’(좋아하는 대상을 열정적으로 파고드는 행위)하며 축하하는 이색적인 문화 공간이 마련된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VLM팀이 다음달 서울과 부산, 공주 등 전국 3개 도시에서 ‘2025 예수님 생일카페’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예수님 생일카페’는 1020세대에게 익숙한 아이돌 생일 기념 이벤트(생카) 형식을 그대로 빌려왔다. 엄숙하고 종교적인 분위기 대신, 청년들의 놀이 문화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성탄의 진짜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를 친근하게 소개하겠다는 전략이다.

CCC제공

실제로 행사장은 아이돌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한다. 공개된 포스터 속 예수 그리스도는 양볼을 붉힌 채 수줍게 손을 내밀거나, 유명 패션 잡지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장에는 ‘예수님 포토카드’, ‘실사 등신대’, ‘네컷 사진’ 등 전형적인 아이돌 굿즈가 마련되며, 방문객들은 “나야, 크리스마스의 주인공” 같은 유행어를 활용한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4000여명이 방문하고,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소개되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에 주최 측은 올해 개최지를 지방으로 확대해 서울 도눔엑스데오(12월 12~25일) 부산 로베오네(12월 20일, 22~25일) 공주 크루1959(12월 20~25일)에서 동시 진행한다.

지난해 한 버스정류장에 게시된 ‘예수님 생일 축하 광고’ 앞에서 한 참가자가 아이돌 팬들처럼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같은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생일카페 내부 모습. CCC제공

CCC VLM팀 서의원 간사는 “거리감 느껴지는 신적 존재가 아닌, 누구나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친근한 대상으로 예수님을 소개하고 싶었다”며 “올해는 3개 도시로 확장된 만큼 더 많은 이들이 성탄의 기쁨을 즐거운 놀이처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션펀드를 통해 전액 후원으로 운영되며, 입장료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