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7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 들어선 가운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추가 환율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추며 통화정책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네 차례 회의 중 2월, 5월 두 차례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췄다.
하지만 금통위는 하반기에 들어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7·8·10·11월 네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는 환율과 집값의 변동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7.1원까지 치솟는 등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제기된 지난 4월 9일 이후 약 7개월반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환율 비상’ 상황에서 한은이 굳이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평가 절하를 부추길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금통위는 환율 변동성과 함께 집값과 가계대출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0% 상승했다. 상승률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10월 셋째주 정점을 찍은 뒤 3주 연속 떨어지다가 4주 만에 소폭 반등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