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심장에도 악영향…5년간 2861명 초과 사망”

입력 2025-11-27 07:45 수정 2025-11-27 10:13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25일 오전 서울 시내에 먼지가 깔려 있다. 연합뉴스

호흡기 건강의 적으로만 여겨졌던 초미세먼지(PM2.5)가 심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를 크게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홍윤철 교수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25세 이상 성인의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 분석 결과 25세 이상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 총 1만971명 중 대기오염이 없었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과 사망자’는 2861명에 달했다. 전체 심장질환 사망자의 약 26%가 미세먼지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의미다.​

이 기간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5㎍(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로 환경부의 연간 대기질 기준치(15㎍/㎥)를 크게 웃돌았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처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 근육이 망가지는 질환을 통칭한다. 입자가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뚫고 혈관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 기능을 떨어뜨려 심장마비를 유발한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미세먼지 공격에 취약했다. 인구 10만명당 초과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25세 이상 전체 평균은 38.6명이었으나 45세 이상은 56.2명, 65세 이상은 139.8명으로 급증했다.

연구팀은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준치로 낮추면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을 8%가량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결과”라며 “특히 고령화사회에서 선제적인 대기질 개선은 공중보건에 더 큰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