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가 자격증 보유자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 거래가 줄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중개 업황 악화가 올해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더욱 침체하는 분위기다. 시험 응시자 수 역시 줄었다.
26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10만9979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달 대비 279명 줄었다. 이 수치가 11만명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8월(10만9931명)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55만1879명인 점을 고려하면, 5명 가운데 1명만 사무실을 운영 중인 셈이다.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개업한 공인중개사보다 많은 현상은 2023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황은 집값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부터 악화하기 시작했고, 침체한 분위기가 반전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연이은 고강도 주택 수요 억제책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공인중개소 감소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과 서울 전역 및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10·15 대책으로 부동산 거래는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전국에서 새로 개업한 중개사는 609명으로, 9월보다 57개 줄었다. 지난달 폐업한 공인중개사는 872명, 휴업한 중개사는 91명으로 개업한 중개사보다 많았다. 협회가 중개사의 개·폐·휴업 현황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래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가 600명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8월(583명)이 처음이었다. 이후 9월(666명)과 10월(609명)도 600명대에 머물렀다.
부동산 중개 업황이 침체하면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도 줄고 있다. 지난 10월 시행된 제36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1·2차 합산 시험 응시자는 11만363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4만8004명)보다 3만4370명 줄어든 수치다. 이는 2013년(10만2160명) 이후 12년 만의 최소치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