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베테랑 최형우·강민호는? C등급 FA 돌풍 이어지나

입력 2025-11-26 16:10
KIA 타이거즈 최형우(왼쪽)와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각 구단 제공

프로야구 베테랑 자유계약선수(FA)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혹을 넘긴 최형우와 강민호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선수와 같이 C등급으로 분류됐다가 KT 이적에 성공한 김현수가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분위기다.

26일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승인한 FA 21명 중 8명이 계약을 마쳤다. C등급으로 분류된 7명 중 2명이 새 둥지를 찾았다. 김현수(3년 50억원)와 한승택(4년 10억원)이 KT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C등급 8명 중에선 김강률(LG 트윈스)만 새 팀을 찾았다.

올해 FA시장 최고령인 42세 최형우는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젊은 선수들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타율 0.307에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KIA 타이거즈의 중심 타자 역할을 해냈다.

강민호는 생애 네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40세의 적잖은 나이에도 대체 불가한 포수 자원으로 활약했다. 올해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리그 127경기와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책임지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원소속 구단인 KIA와 삼성이 각각 잔류에 힘쓰고 있으나, 협상은 길어지는 분위기다. 두 선수는 나이가 많아도 경쟁력이 있어 다른 구단이 관심을 보일 만하다. 비교적 보상 부담도 적다. C등급 FA는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원소속 팀에 지급하면 된다. 이 밖에 양현종과 손아섭, 황재균도 FA C등급이지만 아직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김재환, 홍건희 등 6명을 이날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당초 FA 자격을 얻고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던 김재환은 뒤늦게 시장에 나오게 됐다. 4년 전 FA 잔류 계약 당시 ‘2025시즌 뒤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조건이 포함됐다는 게 두산 측의 설명이다. 홍건희는 기존 2+2년 계약의 연장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 아웃을 선언한 상태다. 두 선수는 보상 규정에서 자유로워 나머지 9개 구단이 부담 없이 영입할 수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