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미디어 CGN(사장 전진국)은 교토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23일 일본 재일대한기독교회 교토교회에서 영화 ‘무명(無名)’ 상영회를 열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성도들과 오다 나라지 목사 관련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교토교회는 영화 속 오다 나라지 목사가 1948년부터 1970년까지 22년간 재일교포들을 섬기며 사역했던 곳이다.
이날 행사는 교토교회 이성준 담임목사의 개회기도로 시작해 일본CGN 박두진 지사장의 영화 소개, 오다 나라지 목사의 차남 요시로 장로의 감사 인사와 합심기도 순으로 이어졌다. 상영이 끝난 뒤 관객들은 영화에 담긴 신앙의 여정과 오다 목사의 헌신을 떠올리며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나눴다.
요시로 장로는 “이미 잊힌 줄만 알았던 아버지의 삶이 영화 속에서 잘 드러나 보는 내내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다”며 “특히 일본과 한국이 거리감 없이 서로 사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아버지의 오랜 소망이었는데, 지금 하늘나라에서 ‘그대로 이루어졌구나’라고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재일교포이자 교토교회 성도인 하애자 권사는 “가족 모두 오다 목사님의 큰 영향을 받았는데, 영화에 목사님의 메시지가 잘 담겨 있어 감동을 받았다”며 “천국에서 목사님을 다시 만나게 되면 우리 가족을 지지해 주고 복음을 전해주신 덕분에 끝까지 믿음으로 살아낼 수 있었다고 꼭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교토교회 11대 담임으로 지난 4월 취임한 이성준 목사도 영화를 통해 하나님께서 한국과 일본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새롭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말로만 들었던 오다 나라지 목사님의 선교적 가치관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앞으로 일본 복음화를 위해 더욱 헌신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재일대한기독교회는 일본에 세워진 최초의 한인교회 교단이다. 교토교회는 ‘국경을 넘어 그리스도의 교회’를 목표로 일본인과 한국인이 함께 예배드리는 공동체다. 현재 1, 3주차에는 한국어로 2,4주차에는 일본어로 예배를 드리며 모든 예배는 동시통역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다 나라지 목사는 1928년 스무 살의 나이에 조선 선교사로 파송돼 낯선 땅에 발을 디뎠다. ‘전영복’이라는 한국 이름을 사용하며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복음 앞에서 어떤 타협도 허락하지 않았던 그는 1939년 결국 조선에서 강제 추방됐다. 이후 1948년부터 1970년까지 22년간 교토교회에서 사역하며 재일교포들을 목양하고 일본 사회와 한국인 공동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감당했다. 그는 생전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천국에 속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라는 고백을 남기며 예수님의 제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한 인물로 기억된다.
영화 ‘무명(無名)’은 사무라이 가문에서 태어나 일본 개신교 최초의 해외 선교사가 된 ‘노리마츠 마사야스’와 ‘오다 나라지’의 이야기를 담은 CGN 다큐 영화다. 현재 ‘찾아가는 상영회’와 ‘무명의 복음릴레이’를 통해 성도들을 만나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