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27일 새벽 발사되는 누리호를 통해 국내 기술로 만든 ‘홀추력기’의 성능 검증에 나선다.
KAIST는 최원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K-히어로’를 누리호 4차 발사체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27일 오전 0시5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산·학·연이 개발한 12기의 큐브위성이 실린다.
K-히어로는 가로·세로 10㎝에 높이 30㎝, 무게 3.9㎏의 큐브위성이다. 핵심 임무는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위성용 홀추력기가 우주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직접 검증하는 것이다.
‘전기로 움직이는 우주용 엔진’인 홀추력기는 위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도록 하는 전기추진 엔진이다. 로켓처럼 연료를 많이 태워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 전기로 기체(제논)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고, 이를 뒤로 빠르게 내보내 위성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비가 높아 소형·군집위성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홀추력기는 지난 20~30년 간 대형 위성과 심우주 탐사선에서 사용돼 온 기술이다. 크기와 전력 요구량이 커서 대형 정지궤도(GEO) 통신·방송 위성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등이 등장하면서 소형·초소형 전기추력기의 수요가 급증했다.
K-히어로는 국내 기술로 만든 초소형 홀추력기를 우주에서 직접 실증하는 첫 사례다. 2003년 국내 최초로 홀추력기 연구를 시작한 연구팀은 2013년 ‘KAIST 과학기술위성 3호’에 200W급 홀추력기를 성공적으로 탑재하며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했다. 이번에는 더 낮은 전력인 30W에서도 작동하도록 성능을 개선했다.
최 교수는 “K-히어로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전기추력기를 탑재한 소형위성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에 검증되는 홀추력기는 저궤도 군집 감시정찰 위성, 6G 통신위성, 초저궤도 고해상도 위성, 소행성 탐사선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히어로 발사는 KAIST의 전기추력 기술을 초소형위성 플랫폼에서 다시 한 번 검증하는 뜻깊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국내 우주기술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