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OECD 22년 1위… 시민 주도 캠페인 출범

입력 2025-11-26 13:43

2024년 국내 자살 사망자 수가 1만4872명에 이르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살예방 문화운동 ‘명대로 삽시다’가 다음 달 4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발대식을 연다. 발기인 45명은 이날 발대문 낭독, 취지 발표, 국회 앞 릴레이 피케팅 등을 진행하며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캠페인은 “더 이상 정부 대책만 기다릴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22년 연속 1위, 특히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유일한 국가다. 이는 청년 가장 부모 세대 모두가 생계와 삶의 압박 속에서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

발기인단은 선언문에서 “자살은 막을 수 있는 죽음”이라며 “효과 없는 정책, 공허한 구호는 이제 멈춰야 한다. 시민이 직접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에 ▲자살예산 확대 ▲자살 예방 독립 전담기구 설치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 등을 요구했다.

또한 “3만불 소득 시대에 자살률 1위라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이 ‘명대로 살 수 있는 희망’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하루 평균 4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나라에서 우리는 더 침묵하지 않겠다”며 “14,872명의 시민을 초대한다. 시민이 행동해 이 나라의 생명을 지키겠다”고 했다.

발기인에는 서지현 전 검사,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인 브라더스키퍼 김성민 전 대표, 한국자살유족협회 강명수 회장, ‘조우네 마음약국’ 고하영 대표 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문화계에서는 가수 하림, 미미시스터즈, 배우 박혁권 배성우 등이 동참해 관심을 모았다. 강원국 김지수 김민식 작가 등 작가들도 이름을 올렸다.

캠페인의 첫 활동은 ‘1만4872명 서명운동’이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와 동일한 숫자를 목표로 온·오프라인 서명을 진행한다. 이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1인 피케팅 운동도 벌인다. 10분간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남기는 방식이며 실내외, 얼굴 비공개 참여도 가능하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