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2026년도 예산안에서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예산을 대폭 축소해 학부모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 2026년도 예산안에서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예산으로 2억8000만원이 반영됐다. 올해 예산 18억7200만원과 비교하면 85%나 축소됐다.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은 학생들의 공정한 영어 학습 기회 제공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이다. 참가학생들은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을 통해 1일간 원어민과 여러 경험을 함께하며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거나 도서지역에 있는 학교를 우선 선발해 공정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도 크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예산을 대폭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영어 학습 기회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 등에서 먼저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강화군학부모네트워크 초등2지구·초등3지구, 인천시 결대로자랑 네트워크 강화권역, 아이코리아 강화군지회 등에서는 지난 24일 ‘인천 학생들의 영어체험 기회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영어를 경험하고 배우는 기회를 대폭 줄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농어촌 지역뿐 아니라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연수구와 서구의 일부 학부모도 ‘인천 학생 영어체험 예산 삭감 재검토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 영어 교육 관련 국비 지원 등이 적어 오히려 역차별 논란이 큰 일부 신도시지역 커뮤니티에서 또한 불만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윤재상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시교육청 예산안에 대한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시민 의견 등을 수렴해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예산을 증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 규모가 큰 여건 속에서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추후 재정 상황이 좋아지면 학부모 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예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