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최대 규모 가정교회인 시온교회(에스라진 목사) 지도자와 성도들을 대거 체포한 가운데, 전 세계 기독교인이 참여한 24시간 릴레이 기도에 약 5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K·대표 현숙 폴리)는 미국의 차이나에이드(CEO 밥푸)와 공동 주관한 최근 기도회에 약 5만명이 참여했고, 그중 1만명 이상은 중국 내 신자였다고 25일 밝혔다.
VOMK는 기도회에서 북한에서 12년간 수감됐다가 최근 석방된 조선족 장문석 집사의 소식을 전하며 중국 신자들을 격려했고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위한 10가지 기도 방법’을 나눴다.
기도회에는 미국 신학자 존 파이퍼 목사, 터키에서 투옥됐던 앤드류 브런슨 선교사, 샘 브라운백 전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대사 등 다양한 연사가 시간대별로 참여해 시온교회를 위한 연대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밥푸 차이나에이드 CEO는 “기도의 능력이 압박하는 자들에게 두려움을 줄 것”이라며 국제적 연대를 높이 평가했다.
VOMK는 “중국 내부의 상황은 여전히 긴박한 분위기”라며 “온라인 기도회 도중 여러 중국 가정이 경찰의 방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도회가 시작된 지 몇 분 만에 한 참가자의 집이 급습을 당해 체포됐고, 또 다른 목회자는 집 안에 경찰이 머물고 있어 접속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시온교회는 지난 10월 초 에스라 진(김명일) 목사를 포함한 다수의 지도자가 체포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졌다. 이들은 광시 좡족 자치구 베이하이로 이송돼 ‘불법 정보망 사용’ ‘불법 경영’ ‘사기’ 등 비종교적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하루 동안 이뤄진 단속 중 최대 규모였다.
시온교회 목회자들도 최근 한국교회에 기도편지를 보냈다. 교회는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체포된 28명 중 10명이 석방됐으며 18명은 여전히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공안은 18명의 가족에게 체포 통지서를 발부했고, 진 목사를 포함한 목회자 9명과 성도 9명의 실명을 공개하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교회는 “각 이름은 한 가정의 무게이자 공동체의 상처”라며 남은 구금자들의 몸과 믿음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충격을 받은 가족, 지친 사모, 놀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거짓 혐의로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중국이 신앙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해달라”고 덧붙였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