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 호수에 담긴 주황빛 메타세쿼이아 ‘데칼코마니’

입력 2025-11-26 10:04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 지역에는 12월 초까지 늦가을 정취가 남아 있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 오봉리 오봉저수지(오봉제)가 초겨울에도 늦가을 서정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저수지는 주변 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일제강점기인 1917년 착공, 1919년 완공됐다. 제방 길이 265m, 유효저수량 7만 660t 규모다.

이른 아침 저수지는 물결이 거의 없어 거울처럼 잔잔하다. 그 수면 위로 건너편 주황빛으로 찬란하게 물든 메타세쿼이아 풍경이 그대로 물에 담겨 데칼코마니를 이루며 그림 같은 풍경을 풀어놓는다. 수면에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면 신비한 풍경이 더해진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