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모의 혐의 브라질 前 대통령, 27년형 복역 시작

입력 2025-11-26 08:13 수정 2025-11-26 09:20
2018년 10월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성향 사회민주당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리했다. 사진은 이날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투표를 마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보이고 있는 보우소나루. AP뉴시스

자이르 보우소나루(70) 브라질 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5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징역 27년 3개월 형의 즉각적인 집행을 명령했다.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법질서를 파괴하려 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된 것은 브라질 헌정사상 최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가택 연금 중이었으나, 지난 22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를 시도했다.

보우소나루 측 변호인단은 “새로운 약물 복용에 따른 환각 증세였을 뿐 도주 의도는 없었다”며 건강 악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가 직접 인두로 전자발찌를 훼손했다고 시인하는 영상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보우소나루가 최종 항소를 포기하면서 대법원은 형을 확정 짓고 그를 연방경찰청 내 특별 수감시설로 이송했다.

보우소나루 사건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시작됐다. 연방 당국은 보우소나루와 측근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군사 쿠데타를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 시선은 보우소나루의 오랜 정치적 동맹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쏠렸다.

2024년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보우소나루에 대한 기소를 “마녀사냥”이라 비난하며 대(對)브라질 관세 카드로 사법당국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상황이 급반전하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 예외 조치를 발표하고, 보우소나루의 체포 소식에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