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인적이 드문 공원 벤치에 덩그러니 남겨진 휴대전화와 노트북. 이를 단순 분실물로 넘기지 않은 한강 보안관들의 날카로운 직감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10시20분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샛강 상류 산책로를 순찰 중이던 한강 보안관들의 시선이 벤치에 일제히 쏠렸다.
벤치 위에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놓여 있었는데, 물건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단순 분실물로 여길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직감적으로 누군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라고 판단했다.
보안관들은 즉각적으로 주변 수색에 나섰고, 약 7분 만에 갯벌 안쪽 물속에 빠져 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위급한 상황임을 인지한 한 보안관은 지체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이 여성을 구조했다. 다른 보안관은 신속히 119와 경찰에 신고하며 현장을 통제했다.
이들은 경찰과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저체온증 등이 우려되는 여성을 보호하는 한편 그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 밤 10시50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여성을 무사히 인계했다.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보안관들의 신속한 판단과 대처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한강 보안관들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엔 강변에서 신발을 벗어둔 채 물로 들어가려던 청소년을 구조하기도 했다.
순찰 중이던 보안관들은 물에 들어가려는 여중생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다. 이들의 설득 끝에 학생은 마음을 돌려 물 밖으로 나왔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현재 서울시 11개 한강공원 안내센터에는 총 145명의 한강 보안관이 배치돼 있다. 이들은 11개 한강공원 안내센터에서 한강공원을 순찰하며 시민 안전을 지키는 ‘한강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