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주중대사가 중국 인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노 대사는 25일 공개된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은 오랜 기간 우호 교류를 이어왔고 현실적인 이익이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한·중 전략적 소통 강화와 기업 간 호혜 협력 촉진, 국민 간 정서적 공감대 제고 등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사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회담한 것으로 양국 관계 발전을 추동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양국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제약, 녹색 산업, 실버 경제 등 신흥 영역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하는 데 동의한 것이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짚은 뒤 “이들 분야는 미래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고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을 고도화하고 사회·민생에도 뚜렷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 협력이 양자에 국한돼선 안 된다”며 “우리는 함께 지역과 세계 평화·발전에 더 많은 긍정적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사는 경주 한·중 정상회담에 배석한 데 대해 “현장에서 시 주석을 맞이하고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직접 목도해 매우 영광이었다”며 “시 주석이 따뜻한 말씀으로 저의 부임을 환영해준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 대사는 “한·중 관계의 미래는 양국 국민 간의 우호 감정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접촉·교류 증대와 상호 이해 증진, 지속적이고 정성스러운 노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미래 세대인 양국 청년 교류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중은 옮길 수 없는 중요한 이웃이자 떨어뜨릴 수 없는 협력 파트너”라면서 “우리는 수교의 초심을 지키고 선배들의 지혜를 계승하며 상호 신뢰와 이해를 증진해 서로를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이웃으로 여기면서 양국 관계의 지속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노 대사가 1988∼1993년 집권해 북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끈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임을 전했다.
노 대사는 “한·중은 제도와 이념이 달라 33년 전의 수교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지만, 양국 지도자와 국민이 비범한 지혜와 용기, 원대한 비전을 갖고 구동존이(공통점을 추구하고 차이점은 그대로 둔다)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 장애물을 극복하고 양국 관계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노 대사는 중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어진 계기도 소개했다. 그는 “선친께서 한·중 수교를 추진한 이후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하셨다”면서 “2000년대 초 아버지가 남긴 발자취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분이 다녀간 곳을 따라가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 대사는 “한·중 관계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갖고 있으며, 양국 관계가 반드시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면서 “주중 대사로서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즐거운 마음으로 많은 중국 친구들과 힘을 모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더 재미있고 유익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주중대사 인터뷰를 지면에 실은 것은 2019년 8월 장하성 당시 대사 이후 6년여 만이다. 2019년 장 전 대사의 인터뷰가 인민일보 해외판 8면에 실린 것과 비교하면 이날 노 대사의 인터뷰는 국내판 3면에 실려 격이 다소 올라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선되고 있는 한·중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