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장을 내민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이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MLB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신청을 마친 송성문은 “플레이어로서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부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2025 KBO 시상식에서 만난 송성문은 “공식 절차가 며칠 전에 시작됐다. 아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설레기도 하고, 제 미래가 궁금하기도 하다. 포스팅을 신청하니 이제 조금은 실감이 난다”는 소감을 전했다. 키움 구단은 지난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송성문의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고, KBO가 MLB 사무국에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의 문이 열렸다. MLB 구단과 구체적인 계약 얘기가 오가기 전까지는 국내에 남아 운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2015년 신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뒤늦게 기량이 만개한 대기만성형 선수다. 지난해 타율 0.340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더니 올해 144경기 전 경기에 나와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등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리그 최다 연속 도루 성공(34경기) 신기록, 생애 첫 20홈런-20도루, KBO 수비상(3루수) 수상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시즌 중 꾸준히 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8월 키움과는 비자유계약선수(비FA) 신분으로 6년 총액 120억원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초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까지 소화하며 사실상의 쇼 케이스를 마쳤다.
송성문은 “공수주를 모두 잘 소화하는 능력을 장점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며 “만약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MLB 사관학교’라 불리는 키움에선 역대 5명의 빅리거가 나왔다. 2015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이 차례로 미국 무대를 밟았다. 이들 모두 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