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크루즈, 전주하계올림픽 ‘숙박 해법’ 될까

입력 2025-11-25 11:40 수정 2025-11-25 14:00
두바이 크루즈 터미널 모습. 전북도 제공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추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새만금 신항만에 크루즈를 정박시켜 숙소로 활용하는 전략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반복되는 숙박난을 해결하면서 해양관광 산업의 확장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25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숙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새만금 신항만을 활용한 크루즈 숙박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IOC 가이드라인에 맞춘 4만개의 객실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크루즈는 한 척당 1000~3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단기간에 대규모 객실을 공급할 수 있다.

새만금 신항만은 2026년 크루즈·잡화 2개 선석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6개 선석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수심 14m, 선석 길이 430m 규모는 인천 크루즈터미널보다 접안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장 예정인 2개 선석의 부두 운영사도 이미 선정돼 기본적인 입항 지원 체계는 마련된 상태다.

크루즈를 숙소로 활용하는 방식은 건축 비용 등이 소모되지 않고, 행사 종료 후 유지·철거 비용 부담도 없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갖춘다. 대회 후 활용도가 떨어지는 ‘빈 호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새만금신항 조감도. 전북도 제공

새만금 신항만의 입지적 조건도 크루즈 도입에 적합하다. 고군산군도, 부안 채석강, 고창 갯벌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군산·익산의 문화유산이 인접해 관광프로그램 구성도 용이하다. 최근 개통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로 경기장 접근성도 개선됐다.

대형 국제행사에서 크루즈를 숙박시설로 활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각각 2척·3척의 크루즈 호텔을 운영해 1만명 규모의 객실을 확보했다. 일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수촌 보완책으로 크루즈 도입을 검토 중이다.

크루즈 이용객의 경제적 파급력도 기대된다. ‘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활성화 연구용역’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96달러로 추산된다. 연간 10회 기항하면 직접효과 약 27억원, 간접효과는 100억원 규모다. 올림픽 기간 10만t급 크루즈 2척을 유치하면 최대 3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전북도 관계자는 “크루즈 활용은 하계올림픽 유치를 넘어 서해안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새만금 해양도시 브랜드 강화와 친환경·스마트 대회 실현, 전북 해양관광 산업 활성화, 국제 관광산업 도약이라는 다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