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이 문화의 옷을 입었다” 지저스 뮤직 페스티벌

입력 2025-11-25 01:38 수정 2025-11-25 10:35
순복음오키나와은혜교회 공연.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지저스 뮤직 페스티벌!”

24일 저녁 5시30분 일본 유명 휴양지 오키나와 시내 중심가 나하문화예술극장 나하토는 이 외침으로 크게 울렸다. 1500여개 좌석은 행사 시작 전부터 공연장 앞에 늘어섰던 긴 행렬이 이미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 아티스트와 성도들이 구성한 13개 팀이 복음을 담은 노래, 춤,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월드미션스쿨 드럼팀 공연.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월드미션스쿨 학생들의 경쾌한 드럼 연주로 페스티벌 1부가 시작했다. 순복음오키나와은혜교회는 꼬마부터 백발 성성한 어르신 성도까지 율동과 함께 찬양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자연을 표현한 굿피플 무용팀의 화려한 부채춤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순복음동경교회 베들레헴찬양대는 ‘신자되기 원합니다’ 등 다양한 성가를 일본어 한국어 영어로 불러 대미를 장식했다.

객석을 가득 채원 관객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1부 공연에 이은 2부 예배에서는 한일 목회자가 함께했다. 설교를 맡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사마리아 여인에 대한 본문(요 4:13~14)을 바탕으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시면 영혼의 목마름이 사라지고 영원한 생명수를 마실 수 있다”면서 “요즘 한국 젊은이들은 물질의 풍요 속에 육체적 쾌락을 쫒아 마약에 빠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예수님을 만나 성령 충만하면 영혼도 살고 부흥도 일어난다”고 했다.

설교하는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부흥 역시 성령의 역사라고 했다. 이 목사는 “1958년 5명 출석하는 천막교회에서 시작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50년 만에 성도 78만명의 교회로 성장한 이유는 성령 받은 이들이 하나님 말씀을 강력하게 증거했기 때문”이라며 “오키나와도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고 부흥이 일어나기 바란다”고 해 환호받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성가대는 설교에 앞서 일본 CCM ‘꽃들도’를 불러 큰 호응을 받았다.

나하문화예술극장 나하토 전경.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시가끼 시게마사 순복음동경교회 목사는 2부 순서 말미에 ‘하나님은 당신을 축복합니다(God bless you)’ 찬양을 인도했다. 시가끼 목사가 사랑 담긴 몸짓과 눈빛을 강조하면서 대극장에 모인 일본인과 한국인 성도들은 서로 손을 마주치기도 하고 옆 사람과 포옹하기도 했다. 페스티벌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한 기독교하나님의성회 목회자 장로 권사 등 한국에서 온 300여명이 참석했다.

하프 연주.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페스티벌 전 기하성 목회자와 오키나와목사회는 환담을 가졌다. 조크라 스다사 나하침례교회 목사는 “한국과 일본은 전쟁이라는 아픔을 똑같이 겪었다”며 “양국 목회자와 성도들이 협력하면 선교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2023년 일본복음선교회에 따르면 일본 개신교인 수는 55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0.4% 수준이다. 무목교회도 1000곳이 넘는다. 페스티벌을 주최한 순복음일본총회는 내년 도쿄에서 같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훌라훌라 댄스 공연.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기하성 총회장이자 서울남부교회 담임인 정동균 목사는 “새벽에 서울을 출발해 저녁부터 3시간 넘게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공연이 정말 멋지고 순서마다 은혜가 있어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자신이 일하는 기독도서센터에서 행사 소식을 듣고 페스티벌에 참여한 오키나와 베다니교회 코타키 리에(54)씨는 “복음을 담고 있는 다양한 이웃 교회의 공연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페스티벌에 참석한 기하성 목회자와 장로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이번 행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고 조용기 목사가 1976년 일본 일천만구령운동을 시작한 데서 유래한다. 이 운동의 열매로 순복음동경교회를 비롯해 일본 전역에 80개가 넘는 교회가 설립됐다. 그동안 성회는 설교 중심의 예배 형태에 가까웠다. 올해는 처음으로 ‘지저스 뮤직 페스티벌’이란 이름을 걸고 1부 문화 행사를 열고, 2부 예배를 진행했다. 장소는 교회가 아닌 전문 공연장이었다.

참석자들이 찬양을 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순복음일본총회장이기도 한 시가끼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협력해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꿈꿨던 지저스 뮤직 페스티벌을 드디어 하게 됐다”며 기뻐했다. 기하성 대표총회장인 이영훈 목사는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복음은 문화의 옷을 입고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가 헝가리에서 성회를 했던 1993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일본 선교를 위해 수십년간 협력해왔다.

오키나와=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