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강연자가 온전한 본문 이해와 이를 통한 말씀 전달력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김경진(소망교회) 김병삼(만나교회) 전창희(종교교회) 목사와 설민석 단꿈아이 대표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열린 향림설교 콘퍼런스에 참여해 ‘설교, 다시 세우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경진 목사는 말씀 묵상 모임인 프로페짜이(Prophezei)를 소개했다. 프로페짜이는 독일어로 설교하다를 뜻하는 프로페짜이엔에서 유래했으며, 설교자들이 함께 모여 본문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가리킨다. 그는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집단 영성을 나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과정을 통해 목회자는 숨겨져 있는 진리를 발견하고 본문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평신도가 이 본문을 읽는다면 어떤 의문이 생길까” “본문의 중심 단어는 무엇인가” “이 본문으로 가장 흔하게 하는 설교 주제는 무엇인가” 등 구체적 질문을 제안했다. 김경진 목사는 “이처럼 산발적으로 쏟아낸 논쟁과 논점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정리하면서 풍성한 설교를 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교자가 본문을 충분히 소화할 때 힘 있는 설교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병삼 목사는 설교의 핵심을 ‘논리적 설득’으로 보며 본문 이해 깊이가 좋은 설교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교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수록 목회자의 목소리는 커지게 된다”며 “설교는 설득의 과정이며 논리성과 구조를 갖춘 설교문 완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창희 목사는 “설교가 전달되지 않으면 유산된 생명일 수밖에 없다”는 이동원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설교의 전달 자체를 고민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넘어, 전해지는 것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전달의 강자에게 배우고 이를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과거 말 더듬는 습관을 교정하기 위해 모나미 153 볼펜을 수십 자루를 사 입에 물어 발음 연습을 했다”며 “설교자가 가진 단점이 설교 전달에 방해가 된다면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권위주의가 해체된 시대 속 설교 패러다임이 소통으로 변화돼야 한다는 관점도 제시됐다. 김병삼 목사는 그러면서 “예배는 소통”이라고 정의하며 “회중의 특징과 필요를 파악해 그들의 갈급함을 채우는 설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설교가 들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권위의 변화”라며 “‘이 설교를 교인들이 왜 들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며 소통 중심의 설교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강사로 선 설 대표도 몰입도를 높이는 설교의 비결로 ‘역지사지’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성경 본문 인물의 상황에 온전히 공감하고 그 마음을 진정성 있게 전달해야 한다”며 “시선은 한 곳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호흡에 쉼과 소리의 악센트를 조절함으로써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