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급락에…트럼프 가족 재산 1조5000억원 ‘증발’

입력 2025-11-24 15:45 수정 2025-11-24 16: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의 재산이 가상화폐 가격 급락으로 크게 줄어들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재산은 지난 9월 초 77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에서 최근엔 67억 달러(9조8000억원)로 감소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는 주로 가상화폐 가치 하락에서 비롯됐다.

가령 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하 트럼프 미디어)는 비트코인 관련 증권에 약 20억 달러를 투자했고 비트코인 약 1만 1500개를 보유 중인데, 구매 당시 가격(약 11만5000달러)에 비춰보면 현재 약 25% 손실을 본 상태다.

트럼프 미디어는 또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에서 발행한 토큰 CRO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토큰 가치는 9월 말 기준 약 1억4700만 달러에서 지금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트럼프 가족은 또 다른 가족 회사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한 자체 브랜드 토큰 WLFI를 장부가 기준 60억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일가 소유 이 토큰은 거래가 불능한 만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상 트럼프 가족 재산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지난 8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작은 상장기업인 알트5 시그마에 일부 WLFI 토큰을 판매하고, 현금 7억5000만달러와 이 회사 지분을 받았다.

이후 알트5 주가가 약 75% 하락해 트럼프 가족의 알트5 지분 가치가 약 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가족은 이 거래에서 이득을 얻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WLFI 토큰 판매 수익의 약 75%를 트럼프 가족이 가져갔는데 트럼프 가족이 알트5와 이번 거래에서 약 5억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 짐 앤젤은 “개인 투자자는 단지 (가상화폐) 투기만 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가족은 투기뿐만 아니라 토큰을 만들고 판매해 그 거래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